우리는 현재 고령사회에 살고 있다. 작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5.7%에 달한다. 통계청은 5년 뒤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령층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며 노인성 질환의 환자 수도 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노인성 난청’이다. 노인성 난청은 노인에게 흔한 질환으로,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소외감, 우울감을 들게 한다. 또, 최근 연구들은 난청을 우울증과 치매의 위험인자로 지목하고 있다.
65세↑+만성질환 있다면?...노인성 난청 주의해야노인성 난청은 청각기관의 노화로 인해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청력감소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이다. 특히 ‘스, 즈, 츠, 프, 흐’와 같은 고음을 잘 듣지 못하고, 이로 인해 어음 분별력이 떨어져 말을 알아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잘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일반적으로 65세 이상에서 청력검사를 했을 때 양측 귀에서 대칭적으로 전음성 난청(10db) 형태를 보이고 외상, 이독성 약물, 귀 질환, 귀 수술 등의 과거력이 없을 때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한다.노인성 난청은 노화에 의한 청각기관 및 중추 신경계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유전, 그리고 과도한 소음 등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질환도 노인성 난청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로 지목되는데,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대표적이다. 세 질환은 혈관 내 염증, 상처를 유발하거나, 혈관을 좁아지게 만드는 질환으로, 미세혈류에 장애를 유발한다. 이러한 과정은 노인성 난청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담배, 이독성 약물, 낮은 혈청 알도스테론 수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노인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방치 시 ‘우울증?치매’ 유발할 수 있어최근 난청이 우울증과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맨체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manchester) 연구진은 74,90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력 상실이 노인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청력이 상실된 노인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대 2배 높다.또, 2021년 7월 ‘알츠하이머 협회 학술지(the journal of the alzheimer's association)’에 실린 한 연구는 약 11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 난청으로 어음 분별력이 떨어지는 노인은 치매 발병 위험이 61~91% 높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난청과 치매,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
조기 치료, 위험인자 제거가 관건아직 청각기관의 노화를 막거나 느리게 한다고 인정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조기에 치료하고, 위험인자를 제거하면 소외감, 우울증, 치매 등 노인성 난청이 불러오는 문제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조기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나이가 들며 소리가 잘 안 들리면 어쩔 수 없는 증상으로 여겨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치매, 우울증 등의 위험을 막을 수 있고, 일상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실제로 조기에 보청기를 적극적으로 착용한 노인은 치매, 우울증 발생 위험이 낮고, 낙상 관련 부상을 입을 위험 역시 낮다고 밝힌 미시간주립대 병원(university of michigan hospital)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있다.따라서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등 노인성 난청 의심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받을 시 대개 보청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전성호 원장(참길이비인후과의원)은 인공와우 수술에 대해 “보청기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이어 “현재의 청력 상태가 어떤지, 어느 정도로 진행되었는지, 인공 와우 이외의 다른 수술 방법 중 도움되는 것이 없는지 등 자세한 사항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생활 속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과한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금연해야 한다. 특히,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노년층은 심한 난청 증상을 겪을 수 있으므로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 만성질환 환자, 흡연자 등 난청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2년에 한 번, 청력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전성호 원장 (참길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